2009년 07월 08일
지나온 삼개월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
내가 소방서 배치 받고 외워야 하는 것 중에 들어가 있던 한 문장.
아 얼마나 이 문장을 되뇌었던가. 이 문장이 아니었으면 벌써 끊었던 담배를 다시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중학교 때까지 다니다가 그만 갔던 교회를 다시 가게 될 정도였으니까.
산업기능요원들과 같이 받았던 한 달간의 훈련병 생활은 자유인의 신분에서 군인의 신분으로 신체적 자유가
빼앗긴 것을 제외하곤 크게 불편한 것이 없었다. 가끔 군대(훈련소)에서 불합리하다고 느낀 것이나 비효율적이라고
느낀 것들은 어른들이 군대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온 것에 비하면 굉장히 양호한 수준이었다. 물론 맘에는
안들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틈틈히 훈련소 생활에 대해서 적었다. 맘에 안드는 점. 배워야 할 점 등등.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훈련소에서 나름 최선을 다하려고 했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군대와 내가 크게
맞지 않다는걸 느꼈다. 이 얘기는 다른 친구들이 들으면 모두 자신도 그와 같다 하겠지만, 소대장 훈련병을 하면서
그런 것을 더 절실히 느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통제한다는 것. 그 것은 단순히 어떤 권위나 설득을 통해서가
아니라 얼마나 더 군대에 일찍 들어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군기는 군대에
필요한 상명하복의 원칙.
'나'라는 작은 존재가 한 달 생활하면서 바꿀 수 있는 무언가가 될 수 없었다. 그럴만한 용기도 힘도 의지도 없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소방학교를 갔다. 의무소방 친구들이 여럿 되지만 그들이 하는 말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물론 다 예전에 들었던
말들이다. 친한 친구가 첫 휴가를 나와서 뱉었던 독설들이 그 때 당시에는 와닿지 않았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군대에 가지도 않았을 뿐더러 의무소방이라는 곳에 내가 갈 생각을 못했으니까. 그리고 약간은 과장이 섞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훈련소는 캠프다.' 라는 명제는 소방학교를 거치며 참으로 밝혀졌다. 첫 날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가 밀려왔다.
체력훈련, 체력훈련, 체력훈련.
무엇을 위한 체력훈련인가. 누구를 위한 체력훈련인가.
물론 지금은 구급차 타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체력훈련하다가 심지어 쓰러질 정도였으니까.
우리가 체력이 많이 약한 건 인정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게 굉장히 많았다.
물론 강해진 몸과 체력은 소방학교에서 얻은 장점이다. 그리고 사람의 기계적 속성. 채찍질을 하면 긴장하고
채찍질을 하지 않으면 풀어지는 기계적 인간관. 이런 걸 느꼈다.
나도 그랬으니까. 주변에 조교가 있는지 없는지 눈을 막 굴리고, 있을 와 없을 때 행동이 달랐으니까.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소방학교도 괜찮았던 것 같다. 지나고 나면 좋은 기억만 남아서일까.
소방학교에서 좋은 기억이 많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아마 현재 지내고 있는 곳이 힘들어서일까. 이제는 조금 적응할만 하지만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다.
현재까지 내가 알고 있는 것. 내가 느껴온 것.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다시 쌓아야 했다.
마치 내 머리 속에 지우개가 있는 것처럼, 한 번 배운 것들과 들은 것들이 얼마 지나면 전혀 생각이 안났고,
열심히 하려고 한 것들은 나의 서툼과 미완전 때문에 빛을 발하지 못했으며
가끔 착각 속에 얘기한 것들이 오해가 섞여 거짓말쟁이로 몰리기 일쑤였다.
그 외에도, 생각지도 못했던 제약들. 의무소방은 군대와 다를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크나큰 오해였다.
특히 내가 배치 받은 곳은 의무소방 중에서도 가장 군대다운 모습을 갖추고 있기에,
내가 군대와 군대문화에 대해서 갖고 있던 생각, 호불호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웠던 건 배제와 소외. 여기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이미 그 곳에서 배제되고 있던 사람을 일주일 동안 봤기에, 정말 두려웠다.
이성적으론 이런 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두려움 때문에 그 것을 따르는 인간의 속성.
꼭 두려움 때문이 아니더라도, 소외되고 배제되고 싶지 않은 사람의 마음. 욕심.
그래서일까.
앞으로 소셜 디자이너가 꿈이라던 내가 좀 초라해 보인다. 나약해 보인다.
질서를 재창조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겁날 뿐이다.
아직 3개월. 이제 소방서에서도 좀 적응했고, 군대에 대해서도 적응했다.
앞으로 잘해낼 생각이고, 소방서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을 생각이다.
그 것이 쉽지 않겠지만, 내 주변부터 안을 자신이 없으면 어떻게 더 큰 욕심을 낼 수 있겠는가.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
난 더 강해질 것이다.
- 첫 외박 나온 이방이 -
내가 소방서 배치 받고 외워야 하는 것 중에 들어가 있던 한 문장.
아 얼마나 이 문장을 되뇌었던가. 이 문장이 아니었으면 벌써 끊었던 담배를 다시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중학교 때까지 다니다가 그만 갔던 교회를 다시 가게 될 정도였으니까.
산업기능요원들과 같이 받았던 한 달간의 훈련병 생활은 자유인의 신분에서 군인의 신분으로 신체적 자유가
빼앗긴 것을 제외하곤 크게 불편한 것이 없었다. 가끔 군대(훈련소)에서 불합리하다고 느낀 것이나 비효율적이라고
느낀 것들은 어른들이 군대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온 것에 비하면 굉장히 양호한 수준이었다. 물론 맘에는
안들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틈틈히 훈련소 생활에 대해서 적었다. 맘에 안드는 점. 배워야 할 점 등등.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훈련소에서 나름 최선을 다하려고 했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군대와 내가 크게
맞지 않다는걸 느꼈다. 이 얘기는 다른 친구들이 들으면 모두 자신도 그와 같다 하겠지만, 소대장 훈련병을 하면서
그런 것을 더 절실히 느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통제한다는 것. 그 것은 단순히 어떤 권위나 설득을 통해서가
아니라 얼마나 더 군대에 일찍 들어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군기는 군대에
필요한 상명하복의 원칙.
'나'라는 작은 존재가 한 달 생활하면서 바꿀 수 있는 무언가가 될 수 없었다. 그럴만한 용기도 힘도 의지도 없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소방학교를 갔다. 의무소방 친구들이 여럿 되지만 그들이 하는 말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물론 다 예전에 들었던
말들이다. 친한 친구가 첫 휴가를 나와서 뱉었던 독설들이 그 때 당시에는 와닿지 않았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군대에 가지도 않았을 뿐더러 의무소방이라는 곳에 내가 갈 생각을 못했으니까. 그리고 약간은 과장이 섞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훈련소는 캠프다.' 라는 명제는 소방학교를 거치며 참으로 밝혀졌다. 첫 날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가 밀려왔다.
체력훈련, 체력훈련, 체력훈련.
무엇을 위한 체력훈련인가. 누구를 위한 체력훈련인가.
물론 지금은 구급차 타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체력훈련하다가 심지어 쓰러질 정도였으니까.
우리가 체력이 많이 약한 건 인정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게 굉장히 많았다.
물론 강해진 몸과 체력은 소방학교에서 얻은 장점이다. 그리고 사람의 기계적 속성. 채찍질을 하면 긴장하고
채찍질을 하지 않으면 풀어지는 기계적 인간관. 이런 걸 느꼈다.
나도 그랬으니까. 주변에 조교가 있는지 없는지 눈을 막 굴리고, 있을 와 없을 때 행동이 달랐으니까.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소방학교도 괜찮았던 것 같다. 지나고 나면 좋은 기억만 남아서일까.
소방학교에서 좋은 기억이 많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아마 현재 지내고 있는 곳이 힘들어서일까. 이제는 조금 적응할만 하지만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다.
현재까지 내가 알고 있는 것. 내가 느껴온 것.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다시 쌓아야 했다.
마치 내 머리 속에 지우개가 있는 것처럼, 한 번 배운 것들과 들은 것들이 얼마 지나면 전혀 생각이 안났고,
열심히 하려고 한 것들은 나의 서툼과 미완전 때문에 빛을 발하지 못했으며
가끔 착각 속에 얘기한 것들이 오해가 섞여 거짓말쟁이로 몰리기 일쑤였다.
그 외에도, 생각지도 못했던 제약들. 의무소방은 군대와 다를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크나큰 오해였다.
특히 내가 배치 받은 곳은 의무소방 중에서도 가장 군대다운 모습을 갖추고 있기에,
내가 군대와 군대문화에 대해서 갖고 있던 생각, 호불호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웠던 건 배제와 소외. 여기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이미 그 곳에서 배제되고 있던 사람을 일주일 동안 봤기에, 정말 두려웠다.
이성적으론 이런 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두려움 때문에 그 것을 따르는 인간의 속성.
꼭 두려움 때문이 아니더라도, 소외되고 배제되고 싶지 않은 사람의 마음. 욕심.
그래서일까.
앞으로 소셜 디자이너가 꿈이라던 내가 좀 초라해 보인다. 나약해 보인다.
질서를 재창조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겁날 뿐이다.
아직 3개월. 이제 소방서에서도 좀 적응했고, 군대에 대해서도 적응했다.
앞으로 잘해낼 생각이고, 소방서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을 생각이다.
그 것이 쉽지 않겠지만, 내 주변부터 안을 자신이 없으면 어떻게 더 큰 욕심을 낼 수 있겠는가.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
난 더 강해질 것이다.
- 첫 외박 나온 이방이 -
# by | 2009/07/08 00:35 | 긴 주절거림 | 트랙백 | 덧글(1)



